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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2021년 회고

리나 2022. 1. 8. 14:46
여! 히사시부리!

그야말로 폭풍같은 2021년이었다. 졸업을 했고, 회사에 취직했으며, 여차저차한 사정으로 6개월 동안 이사를 3번이나 했다. 한발 늦은 회고지만 짧게 정리해보려고 한다.

1. 일하는 나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원래 5월 쯤 세운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1년정도 놀 생각이었다. 정확히는 졸업 후 - 취직 전의 갭이어를 산정하여 법이 허락하는 선에서 "이런건 내 인생과 관련 없는 거야."라고 생각되는 일을 다 해보는게 목표였다. 캐치프레이즈도 정하고 할 일도 30개쯤 정하고, 가열차게 몸을 던지면서 일을 벌리다가... 한달 만에 세게 현타를 겪고 갭이어는 갭먼쓰로 종료했다. 뭐랄까, 내가 이대로 놀면서 아무 것도 이뤄놓지 않고 30대가 되었을 때의 감정을 미리보기 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절대 후회하지는 않는다. )

갭이어를 종료하던 시점의 일기...

그리고 곧이어 8월에 쏘카 데이터 엔지니어 포지션으로 입사했다.

원래 가고싶었던 회사였기도 했지만, 면접 과정에서부터 느껴지는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현재는 데이터 플랫폼 팀에서 사내 데이터 관련 인프라와 데이터 프로덕트를 개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내가 잘할수 있을까? 너무 어렵고 내가 민폐같다...” 류의 걱정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았지만, 지금도 그렇다.(?) 일단 Kubernetes 나 CI/CD 등을 하나씩 배워나가는 중이다. 우리 팀에서 배우는 코어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그 밖에 새로운 기술과 오픈소스에 대한 빠른 학습과 활용 감각을 키워가는게 현재 최우선 목표다. 부족한 모습을 이해해주는 팀원들에게 언제나 미안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그것과 별개로 이만큼 즐겁고 서포티브한 분위기의 회사에서 커리어 시작을 할 수 있다는게 내 20대 최고의 축복이지 않을까 싶다. 회사 안에 닮고 싶으신 분이 너무 많고 글쓰기나 발표, 문화 행사 기획 등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어서 좋다.

어떤 일을 했는가

입사 후 사내 메타데이터 플랫폼인 "Datahub" 도입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메타데이터란 데이터에 대한 데이터, 즉 테이블의 스키마 구조나 설명 같은 데이터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이런 정보들이 잘 관리되고 접근성이 좋아지면, 사내에서 데이터를 다루는 분들의 업무 효율이 매우 높아진다. 서포팅과 문서화를 좋아하는 내 성향과도 잘 맞고, PoC부터 기능 개발, 배포까지 모든 과정을 경험할 수 있어 애정이 많은 프로젝트이다.
Datahub 를 다양한 방법으로 배포하면서 Kubernetes, Buddy, ArgoCD, Airflow 등의 팀 인프라를 빠르게 훑어볼 수 있는 점도 좋았고, 관련 파이프라인을 하나씩 자동화하는 과정도 흥미로웠고, 중간에 data ingestion 과정에서 권한을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자체 메타데이터 추출 기능을 개발하는 과정도 너무 재밌었다. 여담으로 Datahub 슬랙 공식 채널에 질문을 한 100개 정도 던진 것 같은데, 이제는 사람들이 질문이 있으면 나를 호출한다 (...)

디펜던시 있는 작업들이 꽤 있어서 2022년 상반기 안에는 최종 도입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잘 안착 돼서 많은 분들이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글쓰는 개발자

12월에 입사 4개월 회고라는 주제로 회사 테크블로그에 글을 썼다. 지원 과정부터 온보딩, 실무 투입 과정까지 최대한 생생하게 담으려고 노력했다.
쏘카 지원을 준비할 때도 테크블로그를 정말 많이 읽었는데 이렇게 내 글이 올라가니까 신기했다. (그리고 테크블로그를 실시간으로 고치고 있는 하디를 보니 더 신기했다...) 사실 퍼블리시 되고 똑같은걸 한 30번 읽어볼 정도로 너무너무너무 뿌듯했다. 앞으로도 이렇게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글과 강의를 많이 내고 싶다. (사실 이미 다음 소재로 지금 회사에서 맡은 메타데이터 프로젝트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쏘카 신입 데이터 엔지니어 디니의 4개월 회고

안녕하세요! 쏘카 데이터 엔지니어링 팀의 디니입니다. 저는 2021년 8월에 쏘카 데이터 엔지니어링 팀에 신입 데이터 엔지니어로 입사했습니다. 지난 4개월간 데이터 엔지니어링 팀에서 경험하며

tech.socarcorp.kr

재택이란?

재택근무에 대한 환상이 거진 중학교 때부터 있었으나, 올해 내린 결론은 나는 재택근무와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회사 바로 앞에 집을 잡은 것 + 재택에 대한 생각을 빠르게 접고 되도록 매일 출근한 것이 이번년도에 나를 살린 결정이었다. 이 결정을 안했으면 난 이미 멘탈이 돌이킬수 없는 강을 건넜을 것 같다.

2. 존재하는 나

요가

11월 즈음, 새벽 요가를 시작했다. 운동을 한참 쉬었더니 허리도 아프고 근육도 빠지는 느낌이 나서 거의 살기 위해 시작한 운동이다. 처음에는 월수금 마다 새벽에 운동을 어떻게 하지.. 하는 고민을 했으나 고민하다 시작도 안할것 같아서 6개월 정기권을 질렀다. 오히려 지금은 요가 없으면 어떻게 했을까 싶을 정도로 덕을 많이 보고 있다.
물론 새벽에 일어날때는 꼭 가야할까? 라는 질문을 5번 정도 던지고 일어나지만... 막상 해 뜨기전 어두운 새벽길을 헤치고 가서 팔로산토랑 세이지 향기가 그득한 요가원에서 수업 시작전에 가만히 명상하고 있으면 극락이 따로 없다.

사람

일주일에 최소 한번 이상 (되도록 주말) 지인/친구와 약속을 잡는 룰을 하반기 즈음부터 정해서 실천해오고 있다. 교환학생 갔을때 집주인 아주머니가 중년의 나이에도 무조건 일주일에 두번 정도는 친구와 밥약속을 잡는 루틴을 지키는 데에서 영감을 받았다. 핵 아싸 성향에 집에만 있으면 끝없이 땅굴을 파는 나에게 매우 단순하면서도 좋은 룰이다. 여력이 되는 날까지 가져가고 싶은 루틴 중 하나이다.

루틴

미루기 대마왕

나는 룰 베이스로 잘 움직이는 사람이라는 것을 절절히 깨달은 한 해였다. 사람을 만나는 거나, 고양이를 돌보는 거나, 운동을 하거나, 회사 일을 하는 것 모두 소름돋을 정도로 일관적이다. 뭔가 규칙적으로 정해놓은 플랜 (약속) 없이 스스로 움직이길 기대하다가는 영원히 하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그 시간에 놀지도 못하는 괴로운 시간의 틈에 빠진다. 루틴을 만들어놓고, 캘린더에 명시적으로 시간까지 박아놓고, 고민은 그 스케줄에 맡겨 버리면 인생이 아주 쉬워진다. 앞으로도 구글 캘린더를 잘 활용하려고 한다.

3. 2022년에는 뭐하지

행복하고 실력있는 개발자가 되자

일단 현재 실력을 키우는게 가장 최우선이라 생각한다. 구체적인 목표 중 하나는 상반기 안에 우리 팀의 인프라를 혼자 mocking 해보면서 코어 개념들을 학습하는 것이다. 열심히 발전해서 다른 팀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6월에 한번, 연말에 한번 체크포인트를 두고 “얼마나 성장했나” 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이 외에도 글도 계속 쓰고 개발자 커뮤니티와 교류도 하면서 시야를 계속 넓혀가려고 한다.

루틴을 정하고 생활하자

지금 갖고 있는 루틴들을 잘 유지하고 발전시켜나가는게 목표이다. 가급적 재택을 피하고, 매일 TIL 을 적고, 주말에 할일이 있으면 회사 가서 하고, 사람을 주기적으로 만나고, 운동을 꾸준히 할 것.

요가를 꾸준히 하자

일단 2022년 연말까지 요가를 하고 있는 것이 목표이다. 중간에 휘청휘청 하더라도 어쨌든 연말에는 요가를 하고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아무리 늦어도 20대에는 요가 자격증 과정을 밟고 싶다.

4. 마무리

그 해에 처음 듣는 노래가 그 해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meme 이 있다. 나는 2021년 12월 31일에 심사 숙고를 거쳐 다음 곡을 선정했다. 열심히 살되, 별로 걱정하지 않는 한해가 되길.

The remedy - Jason Mr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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